여행
[2022 유럽] #3 파리 여행 2일차
어제보다 조금 더 파리와 친해지기!

![[2022 유럽] #3 파리 여행 2일차](https://www.datocms-assets.com/66479/1674497016-2.jpeg?auto=format&w=860)
파리 여름 아침은 선선~
아침에 눈을 떴는데 지금 누워 있는 곳이 파리라고 생각하니 괜스레 기분이 새로웠다. 숙소를 나서니 선선하고 맑은 날씨가 우리를 맞아줬다. 공기가 습하지 않아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낮에는 뜨거워도 아침하고 밤에는 제법 선선했다. 이런 여름 우리도 수입해야해

이날 우리가 가려고 했던 곳들의 목록(실제로 간 곳은 ✅)
파워 J인지라 항상 계획 짜는 건 좋지만 계획되로 완벽하게 되기가 쉽지가 않으니...😂 결국 저 곳들을 다 가보진 못했지만 그 이야긴 차차 하기로 하고 우선 오르세 미술관을 가기 위해 메트로를 타러 출발했다. Trocadéro역까지 걸어가서 9호선을 타고 Alma-Marceau역에서 내려 알마다리(Pont de l'Alma)를 건넜다. 평일이다 보니 출근하는 현지인들과 일찍 나선 관광객들이 어우러져 거리가 아침 활기로 가득했다.

알마다리를 건너면서 센강과 에펠탑을 눈에 담았다. 에펠탑 근처에 숙소 잡은 덕에 매일 에펠탑 눈도장을 찍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강을 건너 Pont de l'Alma역에서 RER C선으로 갈아탄 뒤 Musée d'Orsay역에 도착했다.

사실 전날 파리에 도착한 뒤부터 느끼는 거였는데 지하철을 포함해서 어딜 가든지 사람들이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어서 조금 어색하지만 기분 좋은 해방감이 느껴졌다. 우리도 그냥 모르겠다 벗고 다녔다
오르세 미술관🎨

역 밖으로 나가니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미술관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있어 놀랐다. 뒤에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 조금 걱정했지만 다행히 줄이 쉽게 줄어들어서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고흐, 르누아르 작품들과 웅장한 조각상들 못지 않게 처음 듣는 작가들의 수려한 작품들이 많아 눈이 즐거웠다.

왼쪽 : Vincent Van Gogh - La Nuit étoilée
오른쪽 : Auguste Renoir - Jeunes filles au piano

왼쪽 : Jules Laurens - Le Rocher de Vann (Kurdistan)
오른쪽 : Achille Benouville - Vue d'une villa romaine
Colorova 🍽️
열심히 걸으면서 그림들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점심 때가 되어 배가 고파졌다. 점심은 미리 알아놨던 레스토랑인 Colorova에서 먹기로 했는데 날도 조금씩 뜨거워지기 시작하고 걸어가기엔 거리가 살짝 애매해서 메트로를 탔다.


지금 와서는 정확한 메뉴 이름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브런치 코스에서 먼저 앙트레와 메인을 고르면 순서대로 나오는 식이였다.

내가 골랐던 앙트레다. 사진을 이상하게 찍어서 맛없어 보인다

내가 골랐던 메인인데 이게 진짜... 너무 맛있었다...😭 메뉴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음식 설명을 해준 직원이 연어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연어는 아니고 다른 생선이라고 말해줬던 것만 기억난다. 플레이팅도 너무 예뻤는데 맛도 너무 좋아서 음알못인 나한테 음식도 예술이라고 제대로 교육시켜준 느낌이었다. 아 진짜 또 먹고 싶다🤤
메인까지 다 먹고 나면 디저트(코스에 포함되어 있다)를 고를 수 있게 안내해주는데 레스토랑 입구 쪽에 진열된 디저트 중에 하나를 고르면 자리로 가져다준다. 뭐가 이것저것 많았는데, 결정하기가 어려워서 결국 직원이 스페셜 오퍼라면서 추천해준 디저트를 골랐다.

흰 부분이 빵은 아니고 무슨 크림인데 저기를 살짝 떠 먹으니 안에서 딸기잼 비슷한 빨간 액체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식사 시작부터 끝까지 여기 요리사들의 프로 정신이 너무 잘 느껴져서 왠지 모르게 존경심 마저 느껴졌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 안나지만 코스 모두 다 해서 30유로 언저리 였던 것 같은데(음료 가격은 따로 였던 것 같다) 돈 아까운 느낌 하나 없이 기분 좋게 계산하고 나왔다.
카페 & 골목 탐방 ☕
다른 곳을 가보기 전에 잠깐 카페에 들러서 쉬기로 했다. 사실 Les Deux Magots나 Café de Flore를 가보고 싶었는데 역시 가보니 두 곳 모두 사람도 바글바글하고 웨이팅도 엄청 많아서 그냥 주변에 다른 곳을 가보기로 했다. 구글 맵으로 주변에 있는 카페를 검색해보고 일단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걷다가 자리 있는 카페를 발견해서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둘 다 아아를 시켰는데 홀짝거리고 있으니 마음이 뭔가 편해졌다. 찾기 전까지 더운 날씨에 조금 지쳐있었다
그런데 카페 바로 앞에 엄청 웅장한 건물이 하나 있어서 바로 찾아보았는데 Église Saint-Sulpice라는 성당이었다. 그냥 지나치기엔 존재감이 굉장해서 커피를 다 마시고 구경을 갔다.

다른 유명한 성당들 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닌지 규모에 비해 주변이나 내부가 굉장히 한적했다. 이렇게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멋진 곳을 발견하는게 자유 여행의 묘미인 것 같다. 그 다음으로 가려고 했던 뤽상부르궁과 뤽상부르 공원은 근처에 있어서 걸어서 이동했는데 이동하면서 만난 작은 골목들은 큰 도로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뤽상부르궁 & 뤽상부르 공원 🌳

도착할 쯤엔 낮 햇살이 무척 따가워서 그늘이 보이면 들어가서 잠깐 쉬면서 이동하기를 반복했다.😅 뤽상부르궁의 모습도 멋있었지만 마주보고 있는 뤽상부르 공원이 너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잠시 쉬어가기 좋았다.


팡테옹 🏛️
팡테옹은 뤽상부르궁에서 별로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파리의 거리는 걸으면 즐겁다. 도시가 옛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어 서울의 현대적인 모습에 익숙해있던 나에게는 마치 파리라는 어트랙션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어서 걷는 내내 눈이 너무 즐거웠다. 그런데 이런 풍경도 며칠지나니 눈에 익기는 했다😋

거리 구경을 하며 걷다보니 금세 팡테옹에 도착했다. 파리의 거리를 채운 건물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서 뭔가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팡테옹도 역시 유명 관광지라 그런지 입장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래도 기다리는 줄이 그늘이었어서 행복했다😎
참고로 팡테옹은 프랑스 출신 위인들이 잠들어 있는 묘지 건물이고 묘지는 팡테옹의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입장 대기줄에서 바깥 방향을 바라보니 저 멀리 에펠탑이 살짝 보였다.

표를 끊고 들어가니 건물의 중앙에 푸코의 진자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비록 손상 이후 설치된 복제품이라곤 들었지만 그 위엄은 그대로인 듯 했다. 지하로 내려가니 한여름인데도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프랑스 위인을 많이 모르다 보니 대부분의 안장자 이름은 처음 보았지만 몇몇은 알아볼 수 있었다.

시테 섬 ⛵
시테 섬도 팡테옹에서 그리 멀지 않다 보니 팡테옹을 나와 시테 섬 방향으로 산책을 시작했다. 벌써 여러 곳을 구경하긴 했지만 우리가 일찍 나서기도 했고 여름인지라 해도 한참 길어서 하늘은 여전히 파랬다.

센강가에 다다르자 노트르담 대성당의 모습이 보였다. 이전의 화재로 인해 여전히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그 모습이 슬퍼보여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모습을 눈에 담은 후 원래대로라면 콩시에르주리와 생 샤펠을 구경할 생각이었지만 막상 가보니 줄이 정말... 어마무시하게 길었다.😭 이미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체력도 조금 쓴 상태였고 얼마나 기다려야될 지 감도 잡히지 않아서 아쉽지만 다음 기회(언제?)에 구경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파리 시청사 🏰
다리를 건너 시테 섬을 빠져나와 조금 걸으니 바로 파리 시청사가 한 눈에 들어왔다. 그 규모와 외관이 굉장해서 정말 시청이 맞나 싶었다. 아직도 이 건물에서 공무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4 파리 올림픽 때문인지 시청사 앞에 오륜기 모형이 놓여져 있었다. 비록 내부 구경은 하지 못했지만 외관을 실컷 구경한 후 우리는 저녁 식사 장소 근처에 위치해 있는 보주 광장으로 이동했다.
보주 광장 & Le Petit Marché 🥩
시청사에서 보주 광장은 거리가 조금 있어서 메트로로 이동했다. Hôtel de Ville역에서 1호선을 타고 Bastille역에서 8호선으로 갈아탄 뒤 Chemin Vert역에서 내렸다. 우리 둘 다 배가 꽤 고팠던 터라 식당이 열었으면 바로 이른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가보니 아쉽게도 아직 준비 중이서 바로 옆 보주 광장에서 조금 쉬다가 돌아오기로 했다. 이때는 몰랐지 쉬운 저녁 식사가 아닐 거라는 걸...

보주 광장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쉬러 나온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어우러져있었고 그런 속에서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정말 가는 공원마다 조성이 너무 잘 되어 있고 관리도 무척 잘 되고 있는 느낌이라 감탄스러웠다.
벤치에 앉아서 편하게 쉬고 있는데 마냥 사람 구경만하기도 무료하고 해서 근처에 있는 카페에 가서 목을 좀 축이기로 했다.

파리에 오면 카페나 레스토랑에 갔을 때 한 번 쯤은 테라스 자리에 앉아보는 걸 추천한다! 비록 흡연자들과 한데 섞여있어야 한다는 점이 있지만 테라스 자리에서 오는 나름의 운치가 있었다. 흡연자인 준혁인 행복해했다😂
레스토랑이 문을 열 시간이 얼추 되어 레스토랑 앞으로 이동했는데 왠걸... 웨이팅 하는 팀이 그새 많이 생겨 가게 밖으로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파리에 오기 전 열심히 여행 계획을 짤 때 알아놨던 식당이었는데 여기가 한국인들 사이에 많이 유명해졌는지 웨이팅하는 줄의 거의 대부분이 한국인들이었다. 기다릴까 말까 고민을 무척 많이 했는데 기왕 와본 거 기다렸다가 먹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회전율이 좋지 않아서 웨이팅이 상당히 길어졌다. 게다가 저녁 시간인데도 햇살이 무지 따가워서 체력이 실시간으로 깎여 나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거의 1시간 반 - 2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우리는 테라스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둘 다 조금 예민해져 있던 상태라 음식을 주문해서 공격적으로 먹었다. 그래서 이때 찍어놓은 음식 사진도 없다 ㅋㅋㅋㅋㅋㅋ😓
2일차 파리 여행 종료!
열심히 음식을 먹고 숙소 앞으로 돌아오니 이미 주변은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몸은 조금 고생했지만 눈, 코, 귀, 입이 모두 즐거웠던 2일차였다. 어제 막 도착했을 때보단 뭔가 파리와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 새로운 풍경과 경험은 자극제가 되어 내일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과연 남은 파리 일정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